이번에 왓챠플레이로 오베라는남자 라는 영화를 보았다. 아이유가 추천한 책 중에 '오베라는 남자' 가 있어서 따로 책으로 보려고 했는데 영화로 먼저 보게 되었다.
주인공인 오베는 영화내내 신경질적이었다. 그러면서 따뜻하고 정이 많은 남자였다. 오베는 사랑하는 아내를 잃었다. 직장까지 잃는다. 나이가 많아도 다른일을 할 순 있지만 그는 더이상 일을 하지 않고 집에서 백수로 지내게된다. 그러다가 그는 자신의 삶에서 전부였던 그녀를 잃고 더이상 삶의 의미를 두지 못하고 자살을 시도한다. 이렇게 얘기하면 뭔가 엄청 슬퍼보이지만, 영화로 보면 그는 자살을 시도하는 순간에도 시종일관 화가나있다.
그는 표현을 잘 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어렸을때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와 함께살게되는데 아버지는 아주 무뚝뚝한 사람이라 자동차 얘기말고는 잘 하지 않았다. 오베가 표현이 서툰것 또한 다 이유가 있다. 오베가 그렇게 무뚝뚝하고 감정표현을 잘 하지 못하는것도 유년시절의 아버지를 보고 자라서였을것이다. 아버지 또한 자신이 좋은성적을 낸 그 순간에 돌아가시게 되면서, 쓸쓸하고 외롭게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다가 위에서 언급한 오베 인생에서 전부가 되는 한 여자를 만나고 그녀와 사랑에 빠지게된다. 그녀의 이름은
'소냐' 표현은 서툴지만 소냐를 향한 사랑은 진심이었다. 아이까지 갖게되지만 불의의 사고로 소냐는 하반신을 쓰지 못하고 아이를 유산하게 된다. 선생님을 준비하던 소냐는 실력은 우수했지만 시대적배경이 옛날이라 휠체어를 타는 이들에게 갖춰진 시설은 없었다. 그런 아내를 위해 밤낮으로 휠체어가 잘 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서 소냐가 학교를 다닐 수 있게 한다. 후에 가장 사랑했었던 소냐까지 잃게 된 오베는 근처 주민들에게 고약한 할아버지로 살아가게된다.그 속에서 그의 마음을 녹여주는 이민자가족, 게이, 앙숙이었던 친구까지.
유럽을 배경으로 한 영화라 그런지 내게는 많은 낯선환경과 문화를 접할 수 있었다. 시작부터 끝까지 오베라는 남자는 아내인 소냐와 함께할때 빼고는 항상 외로워보였다. 그리고 그의 주변 소중한 사람들은 항상 일찍 곁을 떠나고 만다. 하지만 그가 자살을 하지 않고 까칠하게 굴던 주민들과 사이좋게 지내게 되는 과정을 보면서 문득 우리 주변에 계신 독거노인분들이 생각났다. 조금만 관심을 가져주면 그분들도 오베처럼 힘을 내며 끝까지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매년 늘어나는 노인들의 고독사, 빈곤으로인한 자살까지 100세 시대는 생각보다 잔인하다. 유럽을 배경으로 한 영화인 오베라는 남자는 주인공인 오베가 경제적인 문제때문에 힘들어하거나 하진 않는다. 물론 풍요롭게 산다는 뜻 또한 아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조금 다른듯하다. 그래서 경제적인 지원과 꾸준히 소통할 수 있는 정서적 유대감을 노인들에게 제공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들은 말 한마디가 간절하다. 인간은 다른사람과 사회적인 관계를 맺어야 살아갈 수 있는 동물이다. 또 직장을 잃은 모습에서 자신이 사회에서 쓸모 없어졌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삶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영화는 오베가 유럽의 개인주의적인 사회속에서 죽어가는 노인을 꼬집는듯했다.
사람사는 냄새가 진하게 나는 영화
'오베라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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